NHK에 어서오세요 작가가 쓴 수필입니다;
난 죽을때까지 아야나미만을 사랑할 생각이었다.'
히키코모리 세대의 선두주자가 이야기하는 아야나미를 향한 사랑과 망각의 행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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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의 방영이 끝나던 날 밤, 많은 청소년들은 절망했다.
'내일부터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가야되나...'
그리고 에바 극장판이 상영되던 날, 많은 청소년들이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모두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허탈감을 안고 영화관을 나섰다.
하지만, 그 중 일부는 에바에 대한 아련한 감정을 2차제작소설에 쏟아내어, 자신의
기분과 타협을 시키려고 했다.
이리하여 1997년, 공전의 에바 소설 붐이 도래했다.
당시 넷상에서 존재하고 있던 에바 소설 사이트는 그 수가 수 백, 수 천에 달한다고
전해져 있었다. 그 거대한 커뮤니티의 한 모퉁이에서 내 홈페이지도 존재했다.
메인 컨텐츠는 연애소설.
히로인은 아야나미, 그리고 주인공은 '나'인 격렬한 러브스토리.
나는 코타츠에 앉아 엷은 웃음을 띄우면서, 정신이 썩어버릴듯한 망상소설을 썼다.
당시 대학 1학년이었던 나는 학교 가는 것도 잊은 채, 망상함유량 100%의 순수 자기만족
소설을 썼다. 내가 생각했던 아야나미는 라이플도 지니지 않고 출격하거나, 폭발하거나,
세 명째가 되거나, 깜짝 놀랄 정도로 키가 커진다거나 하지 않아서 안심이었다.
당시로서도 구식이었던 NEC98로, 나는 유쾌함에 젖어 골빈 망상소설을 제작했다.
너무나도 지능지수 낮은 청춘 에피소드였지만, 나는 하다못해 내가 쓴 망상소설안에서
만이라도 아야나미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난 그 정도로 에바를 좋아했으며, 죽을때까지 아야나미만을 사랑할 생각이었다.
서클의 새내기 환영회에서도 난 자랑스럽게 에바를 포교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온 타키모토 타츠히코라고 합니다. 취미는 에반게리온
이라고 하는 애니의 감상입니다. 보고 싶은 분이 계시면 비디오를 빌려드릴테니, 언제라도
편하게 말을 걸어 주시기 바랍니다!'
어째서인지 그 때 이후로 누구 하나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게 되었지만, 수 개월 후
학원제의 밤에 서클 사람들이 내 숙소로 대거 몰려온 적이 있었다. 내 아파트가 학교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잠잘 곳 대용으로 쓸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난 매우 기뻐서 에반게리온 대상영회를 개최했다.
지쳐있는 모두를 재우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여 해설을 했다.
'그래, 바로 이 장면! 잘 보라구요. 진짜로 끝내주니까!'
'우와아아아아-, 카오오오오오-, 푸쉭!'
신지군이 폭주하고, 에바가 포효하고, 나이프로 찢겨져 피보라가 날리고...
나는 주먹을 흔들며 흥분해서 떠들어 대었다.
그렇지만, 모두들 혀를 차며 내 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내 방에 모두가
놀러오는 일은 없었다. 혼자 어두운 방 안에 남겨진 나는 생각했다.
저 녀석들이 뭘 알겠어.
에바를 무시하는 인간은 저능아다. 에바를 바보취급하는 인간은 전부 내 원수다.
아무리 머리 좋은 지식인의 말이라도, 에바를 바보취급하는 기사를 잡지에서 볼 때마다
나는 분노에 몸을 떨었다. 마음 같아서는 테러로 숙청해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마치 아는 듯한 말투로 '그건 실패작이었지'라며 에바를 깔보는 녀석들을, 난 죽어도
용서할 수 없었다. 에바의 장점을 알지 못하는 인간은 지금 당장 자신의 무지함을
탓하면서 할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너희들이 뭘 알겠냐고...
어느 날, 나는 세미나의 연구발표에서 에바를 상영했다.
'영상 미디어와 문자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세미나였던 것 같지만, 자세한 건 기억나지
않는다. 이유는 중간에 출석하는 것을 그만뒀기 때문이다.
세미나에서 에바의 멋지고 굉장한 점을 의기양양하게 발표했을 때, 어느 양아치같은
남자가 옆자리의 여자에게 이렇게 쏘근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에바라니 웃기네. 저 녀석, 좀 위험한 거 아냐?'
난 주먹을 움켜쥔 채 세미나실에서 퇴장했다. 이 후, 두 번 다시 그 수업에는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눈물로 베게를 적시면서 세상을 저주했다.
뭐가 '이제와서'냐. 에바를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야나미를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란 말이다.
적어도 나만은 죽을때까지 에바나 아야나미를 좋아할 것임이 분명했다.
그 증거로 나는 에바 관련 상품을 썩을 만큼 사 모았고, UCC 에바 커피도 충치가
될 때까지 마셨으며, 도움이 될 만한 에바 책도 책장 가득 진열한데다, 영화관에서
팔았던 네르프 모자도 가지고 있었고, 신지군이 표지로 나왔던 스튜디오 보이스도
발매일에 두 권을 샀었다.
물론 대사는 전부 암기하고 있었으며, CD도 매일 듣고 있었고, 포스터도 벽에 덕지덕지
붙여 놓았다. 아파트에 놀러 오는 여성과 단 둘이 있던 밤에도, 나는 TV로 에바를 봤다.
등 뒤에 인간 여성이 있다고 긴장했었지만, 무릎을 모은 자세로 앉아 에바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됐다.
이처럼 내 청춘은 처음부터 끝까지 에바였으며, 난 아야나미를 너무나 좋아했다.
매일 밤 늦게까지 망상 에바 소설의 집필에 온 정열을 쏟았다. 히로인은 아야나미이고,
주인공은 나...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에서, 난 아야나미에게 고백을 했다.
'널 좋아해. 언제까지고 너를 좋아할거야!'
하지만, 아야나미는 이런 때 어떤 얼굴을 해야할지 모르는 것 같았다.
청춘을 불사르고 있는 동안, 눈 깜짝할 사이에 수 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25세가 되어있었다.
25세의 나는 '헐리우드에서 실사 에바가!'라는 빅 뉴스를 듣고도 아무런 동요를 하지
않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아야나미역은 누구지? 차라리 흑인을 기용해서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면 좋겠는데.'라는 가벼운 농담도 할 정도의 어른이었다.
'에바를 더럽히지 마라!'라는 광신적인 말은 더이상 내뱉지 않았다.
벽에 붙어있던 아야나미 포스터도 오래전에 떼어졌다. 에바 비디오는 찬장 안에서 먼지에
덮여있다. 완전히 암기해서 일이 있을 때마다 인용할 수 있었던 에바 대사들도, 지금은
거의 다 잊어버렸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와 에바에 대해서 얘기를 나눌 때도, 나는
흥분됨 없이 싱글거리며 대화를 했다. '그건 정말로 획기적인 애니였었죠...'
그리고 누가 에바를 바보취급 할때도 나는 이미 분노 같은 것은 떠오르지 않았고,
더이상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 날 종극의 두 문자에서 느꼈던 망실감 또한 완벽하게
소비해 버리고 있었다.
그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뇌도, 부글부글하던 격정도, 마음 속에 뻥 뚫려있던 구멍도,
나는 완전히 소비했다.
그래도 마음 속에 딱 한가지 남아있는 감정이 있어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건 아픔이었다.
이 수필을 쓰게 되었을 때, 옛날의 자료를 돌이켜 본 나는 저려오는 가슴의 통증에
미소지었다. 모두의 부끄러운 과거에 들떠서 마음이 두근거렸다.
예를 들면, 유명한 작가가 쓴 너무나도 썰렁한 에바 시. 혹은 에바 때문에 스승과 싸운
작가의 재판기록. 그리고 하코네 유모토 역에 수수께끼의 인물이 설치한 '어서오세요.
제3신도쿄시에~'라는 간판...
이런 것들에 대한 기억이 자아내는 아픔과 부끄러움에, 나는 모두 바보였구나라고
읊조리며 기분 좋게 웃었다. 모두가 애처로우면서, 또한 근사했다.
훌륭한 어른도, 머리 좋은 지식인도, 그 당시의 모두를 돌아보면 가슴 아픈 재미가
있었고, 나 또한 젊었으며 미쳐있었다.
찬장 안에서 NEC98을 꺼내어 수 년전에 내가 쓴 망상 에바 소설을 읽어보니, 그 바보
스러움에 쓰러질 정도였다.
---뜻 밖의 일로 인해 자아를 찾고, 겐도우로부터 탈출한 아야나미가 오타큐 로망스카에
올라 탄 후, 신유리가오카에서 완행열차에 갈아 타, 센다까지 오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늦은 밤 역 앞을 배회하고 있던 나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네르프 보안부가
뒤쫓아 오고, 난 기지를 발휘해서 그녀를 아파트에 숨긴다.
이제 괜찮아. 이 곳에 있으면 안심이야. 그래서 부탁해, 아야나미. 넌 계속 이곳에 남아
있어줘. 분명 난 이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하고 있어. 너만 있어준다면 난 더이상 아무것도
필요치 않아.
'그래, 나는 언제까지고 널 좋아할거야!'
하지만...
하지만, 처음부터 넌 어디에도 없었고, 내가 한 말은 전부 거짓말이었다.
허구소녀에 대한 뜨거운 감정은 수 년 전에 먼 허공으로 소멸했다.
게다가 아야나미는 너무나 말이 없고, 무표정한 여중생이었기 때문에, 우리 둘은 서로
어떤 얼굴을 해야되는지 알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오랫동안 우리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다.
결말이 나지 않아서, 나는 오래된 98의 키보드를 두드려 망상 에바 소설의 집필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미안, 아야나미. 난 더이상 무리야.'
'그래'
'네 말이 떠오르지 않아. 네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아. 부탁이야, 돌아와 줘.
나에게는 네가 필요해!'
'안녕'
'그런 슬픈 말 하지마... 그, 그래! 웃으면 될거라고 생각해!'
그러자 아야나미는 제6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나에게 생긋 미소지었다.
'안녕, 타츠히코군. 넌 죽지 않아. 내가 지켜줄 테니까.'
전신주의 비둘기가 날아가고, 뒤를 돌아보니 더이상 아야나미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고 손을 흔들었다.
가슴 시리고 아픈 모든 추억을 향해서, 나는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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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終 -
滝本竜彦 (타키모토 타츠히코)
1978년 홋카이도 출생.
'NEGATIVE HAPPY CHAIN SAW EDGE'라는 작품으로 제5회 카도카와학원
소설 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며 데뷰. 자신의 히키코모리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 'NHKにようこそ!(NHK에 어서오세요!)'로 세간의 화제가 되었으며,
최근 '超人計画 (초인계획)'이라는 책을 출간함.
위 수필은 타키모토선생 본인의 경험을 글로 엮은 것이며, 잡지에 실린 후 얼마전 발행된
에바&에바2 앤솔로지 코믹에 포함된 작품입니다.
* 이동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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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ptnov.egloos.com/317977/ - 원본 글 위치
http://septnov.egloos.com/ - 이글루 주소
無限人 님의 無限人ちゃんねる 이글루에서 펌입니다. [ 현재 폭파되어서
따로 문의를 드릴수가 없네요. 이 글이 저작권에 문제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덧글로 알려주세요.]
폭파된 이유로 인해 다른 사람이 볼수 없어서 여기에 옮겨적습니다.
-------------------------' NHK에 어서오세요' 소설 작가가 쓴 수필입니다.
음.. 뭐랄까..






